‘환경변화 적응’ 기로에 선 인터넷기업

아이폰·트위터 돌풍… 네이버·다음 등 긴장
국경 초월·인적 네트워킹서비스가 대세

네이버·다음·싸이월드…. 거침없이 성장해온 인터넷 기업들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아이폰’과 ‘트위터’로 상징되는 인터넷산업 격변에 적응해 생존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는 갈림길에 선 것이다.

◆아이폰 50만대, 그 의미=1일 KT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지 4개월 만이다. 그 의미는 단순히 외국산 휴대전화가 50만대 팔렸다는 것 이상이다. 무엇보다 ‘애플 앱스토어’라는 국경 없는 인터넷 콘텐츠시장에서 상품을 구입·결제하는 등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이가 50만명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여기에 아직 아이폰만큼 세를 넓히진 못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안드로이드마켓 이용자를 더하면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 규모는 대폭 확대된다.

국내 유선 인터넷산업의 강자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무선 인터넷은 국내 업체에 불리한 환경이다. 유선 인터넷 환경에선 ‘한국’이라는 지역·문화적 상황에 특화된 국내 업체가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무선 인터넷 시장은 다르다. 민족적 요소보다 실용적이며 보편화된 가치가 더 환영받는다는 게 전문기관의 분석이다.

수년 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휴대형 인터넷 단말기가 대량 보급돼 무선 인터넷 시장 규모가 유선 시장과 비슷하거나 추월할 때 국내 인터넷산업을 좌우하는 건 애플·구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에서 ‘앱스토어’로 인터넷 관문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돌풍=140자 단문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리며 서로 소통하는 트위터의 등장도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 기존 검색포털이 정보를 제공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았다면 앞으로는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킹 서비스가 웹을 지배하는 시대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7년 본격 등장한 트위터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세를 넓혔고, 국내외 주요 사건 소식이 트위터를 통해 급속하게 전파되면서 실시간 정보 전달력을 과시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수십만명이 가입했다. 여론 주도층이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삼성 이건희 회장도 복귀의 변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아이러브스쿨·싸이월드 등 기존 국내 인맥 인터넷 서비스가 철저히 개인적이었던 데 반해 트위터는 개인과 기업·공공기관의 벽을 허물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흥 인맥 서비스 등장은 한 시대를 풍미한 ‘국민홈피’ 싸이월드를 위협한다. 코리안클릭 등 조사기관에 따르면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용시간은 지난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인맥 서비스 가치가 단순한 ‘재미’에서 ‘정보’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1촌’이라는 싸이월드의 닫힌 관계가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출구를 찾아라=국내 인터넷업체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1일 ‘2010년 발전 계획’을 통해 파격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꽁꽁 막아놨던 미니홈피 관련 프로그램 개발 통로를 열어 누구나 미니홈피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도록 했다. 또 SK텔레콤 그늘에서 벗어나 모든 스마트폰에서 싸이월드를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일촌’보다 개방적인 새로운 인맥관계도 선보일 예정이다

NHN 위기의식도 남다르다. 역시 이날 일부 서비스 개방을 통해 네이버 검색 결과에 외부 독립 사이트 콘텐츠 업데이트 상황이 실시간 반영되는 길을 터줬다. 그동안 네이버는 한번 들어온 이용자는 네이버 검색·지식인·카페·블로그·쇼핑정보 등을 통해 밖으로 안 내보내는 게 특징이었는데, 외부에 일부나마 문을 열어준 것. 또 NHN 김상헌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로이드폰은 기본 검색창이 구글”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관심 있게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에 장착되는 검색엔진은 통신·제조업체가 결정한다는 게 구글 설명이다. 시장분석기관인 애틀러스팀 리서치앤컨설팅 관계자는 “NHN이 인터넷 서비스업체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를 펴오다가 순식간에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과거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보여주었던 참신한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을 토대로 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트위터와 기존 포털, SNS 특징 비교
구분	트위터	기존 SNS	포털, 카페 등 커뮤니티
정보 유형	텍스트	사진, 텍스트 위주	사진, 텍스트 위주
정보 특성	단순함, 개인적	복잡함, 개인적	복잡함, 일부 전문적
단말의 범위	웹, 모바일, TV	웹, 일부 모바일	웹
네트워크 방식	일방적	초대→허락	가입→승인
정보확산 속도	매우 빠른 편	빠른 편	커뮤니티 한정
자료:LG비지니스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