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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직격탄 맞은 산업계, 항공·식품·정유업계 ‘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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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 연일 급락 기업 경영부담 가중
엔화 대출받은 中企도 대책 없어 ‘발동동’
원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면서 산업계에 ‘환율 공포’가 몰아치고 있다. 특히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크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환율 안정 외에는 뚜렷한 묘책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200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00원을 넘어서면서 항공 및 정유, 식품업체 등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업체들의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하면 올해 순이익이 항공운송업은 적자로 돌아서고 해상운송업은 22%, 정유업은 16%, 철강·금속업은 10%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항공사들의 경우 항공기 구매와 관련한 대규모 외화부채를 보유해 환율이 오를수록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1500억원 줄어들고, 외화 환산 손실액도 52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조건에서 아시아나의 순이익은 8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해외수요를 적극 유치해 달러 수입을 늘려나가는 한편 향후 사용할 달러 및 항공유의 단가를 선물가격으로 분할 매수하는 ‘프로그램 헤지’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환율 급변 상황에 대비, 정기적으로 대책회의를 여는 등 외환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환율이 100원 오를 경우 국내 정유사 전체로 8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정유업계 역시 비상이 걸렸다. 정유업계는 환헤지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등에 치우친 수출선 다변화로 수출 비중을 확대해 환차손을 상쇄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해 고심하고 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계도 속속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통상 환율이 100원 오르면 1000억원의 환차손을 보게 되는 만큼 애초 전망(1200원)에 비해 3000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환율예측기관의 보고서를 수시로 점검하고 원가 절감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만에 하나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판매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엔화 대출 기업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06년 100엔당 800원 수준이던 원·엔 환율은 최근 160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대출 원금만 거의 배로 늘어난 데다 이자율까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엔화 대출자는 “엔화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중에서 99% 이상이 원금 손실을 보고 있다”며 “대출이자도 처음 받을 때보다 3∼4배 오르는 바람에 부도 위기에 놓인 곳도 많다”고 말했다.

민병오·강갑수·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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