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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블로고스피어]'이글루스' 등 온라인 미디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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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1-18 09:31:29 수정 : 2008-11-18 09: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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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온네트 이사
◇블로그 전문 서비스 ‘이글루스’를 개발하고, 블로그 검색엔진 ‘나루’, 블로그와 웹페이지를 편집해 뉴스레터로 발행하는 ‘마이크로탑텐’을 서비스하는 기업 ‘온네트’의 박수정 이사. 그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어서” 회사 대표를 사임하고 평이사로 근무 중이다.
지차수 선임기자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1990년대 중반. 우연한 기회에 아바타를 도입한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 ‘해비페트’를 접한 그는 가슴이 크게 두근거렸다.

이후 대학 재학시절 게임회사를 시작으로, 외환위기와 IT기업 버블 붕괴 등의 위기에도 15년 동안 블로그 등 온라인 미디어 사업을 이끌어 갔다. “그때의 그 두근거림이 지금까지 나를 이끌었다.” 인터넷 엔터테인먼트업체 온네트 미디어사업본부 박수정(37) 이사의 얘기다.

1996년 온네트를 창업한 박 이사는 특히 2003년부터 공간을 초월한 소통에 매료돼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를 시작했다. 그에게 ‘블로그를 운영한다’ 혹은 ‘블로깅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들의 댓글과 트랙백을 통해 소통하며, 콘텐츠를 쌓아야 그 의미가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박 이사를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어떤 회사를 거쳐왔나.

“컴퓨터 게임, 온라인 게임을 거쳐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결국은 사람인데, 굳이 게임을 통하지 않더라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이다. 그게 인터넷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온네트 대표였다가 직원(이사)을 자처한 이유는.

“학생 때 창업했던 회사(아블렉스)에서 나온 일부 사람과 온네트를 만들었다. 학창시절에 사장으로 시작해 조직을 잘 몰랐고 알아야 할 것도 많았다. 인터넷 기반의 프로젝트 하나 하는 데 적어도 3년은 걸린다. 관리자로서 경영에 신경 쓰는 것보다 가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

1996년 세운 온네트는 그동안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2006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매각), 10대 커뮤니티 서비스 엔티카, 블로그 검색 서비스 나루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블로그와 웹페이지를 편집해 뉴스레터로 발행하며 이메일 등으로 구독할 수 있도록 한 마이크로탑텐(www.microtop10.com)의 홈페이지.


거대 포털사이트 기반의 서비스만큼 폭넓은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지는 않지만 독보적인 기획과 전문성을 갖춰 충성도가 높은 ‘마니아’ 이용자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초에는 블로그와 웹페이지를 편집해 누구나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구독할 수 있도록 한 마이크로탑텐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크로탑텐은 어떻게 탄생했나.

“사업차 한 대기업의 사장님을 뵈러 갔는데 비서실에서 자사와 경쟁사 뉴스 스크랩을 하고 있더라. 콘텐츠 홍수 속에서 자사 관점에서 보기에 가치 있는 논평과 전략 포인트를 집어내는 것이다. 이게 블로그와 맞춰지면 괜찮은 서비스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이크로탑텐’이라는 이름은 웹 2.0의 환경에서 ‘롱테일’에 주목해 정치 경제 사회와 같은 큰 주제가 아니라 마이크로한 주제 10개만 보자는 취지다. 전문지식을 담은 콘텐츠 중에서 좋은 것들을 요약하고 논평하거나, 번역해서 구독자들이 훑어보고 관심 있는 것을 클릭해 세부내용을 볼 수 있게끔 했다. 이런 서비스가 향후 미래에 뉴스를 소비하는 행동패턴이 될 것 같다.”

마이크로탑텐을 출시한 뒤 고객 반응을 보며 재빠르게 피드백을 반영한 덕분에 처음 서비스 오픈했을 때만 해도 썰렁했던 이 서비스는 이번 달 절대고유방문자(중복방문을 제외한 수치) 10만명을 찍었다. 올 초 회원 30만명을 넘긴 이글루스보다 회원 증가 추세가 더 빠르다.

-일반적으로 ‘펌’을 부정적으로 보는데.

“좋은 콘텐츠를 봤을 때 보관하기 위해서 펌을 하는 것이다. 가치 있는 것을 골라내는 행위 자체는 좋지만 그것이 의도와 다르게 악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진입장벽이 없지만 앞으로 여기서 더 가치 있는 정보가 또 선별될 것이다. 체계적으로 조직해서 발행자가 통찰력을 넣을 수 있는 서비스로 점프해야 정말로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서비스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의 상상을 통해 구현된 서비스는 결국 온라인에서 지식정보가 쌓이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나루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마이크로탑텐을 통해 일관성 있는 주제로 엮은 글을 구현하며, 카페(커뮤니티)에서 여러 이용자가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나가는 형태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이나 네이버가 등장했던 초창기만 해도 인터넷이 지금처럼 빠르지 않고 장비도 단순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다양하고 발전된 기술을 활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동호회가 등장할 때가 왔다”며 “사람 간의 관계는 동호회처럼 타이트하게 묶여 있지 않고 블로그처럼 느슨하게 묶인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블로그,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역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큰 그림에서 표준화, 문서를 주고받는 형태가 자리 잡아야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서비스도 그런 방향으로 많이 가고 있는 것 같다. 마이크로탑텐도 어떻게 보면 전문화된 블로그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는 수능블로그, 출산블로그 등 한 가지 목적으로만 쓸 수 있게 돼 있는 서비스가 있다. 결국은 블로그가 세분화, 전문화되어 간다.”

-블로그와 관련,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준비 중인가.

“존 바텔 등 해외 석학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와 계약을 맺어 미러링(다른 곳의 정보를 거울처럼 그대로 복사하는 것) 블로그를 하고 싶다. 그들이 실시간으로 엄청난 콘텐츠를 블로그에 쏟아내고 있는데 언어장벽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미국의 저명한 교수가 연구를 한다고 치면 논문을 쓰고 출판 계약을 하고 책을 내고 번역하는 데 1∼2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제 그분들이 블로그에 자기 글을 쓴다. 영어로 올라오자마자 바로 한국에서 볼 수 있다면 한국 블로거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의 폭과 깊이가 커지고 넓어질 것이다.”

기획취재팀=김용출·김태훈·김보은·백소용 기자

kimgija@segye.com

프로필

▲1971년 11월12일 서울 출생

▲1990년 광신고 졸업

▲1994년 중앙대 전자계산학과 졸업

▲1993년 ㈜아블렉스 창업, 대표이사 역임

▲1996년 ㈜온네트 창업, 대표이사 역임

▲2003년 블로그서비스 ‘이글루스’ 시작

▲2005년∼ 대표 사임, 평이사로 근무 중

박수정이 제안하는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한 팁

1. 거침없이 트랙백을 날리고 댓글을 남기세요. 혼잣말보다는 대화가 즐겁습니다. 

2. 자주 블로깅하세요.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자주 대화하세요.

3. 남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블로깅하세요.

4. 블로그 주소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활용하세요. 블로그는 내 생각이 표현된 것. 

5. 다른 좋은 블로거와 친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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