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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 땐 배낭에 어떤 소설 챙길까

입력 : 2013-07-09 20:43:12 수정 : 2013-07-09 20: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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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순수소설 VS 장르소설
순수소설과 장르소설을 칼로 무 자르듯 싹둑 나누긴 어렵다. 통상 문학성에 치중하면 ‘순수소설’, 상업성과 대중성을 추구하면 ‘장르소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순수소설이 장르소설을 누르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사례도 허다하니 이런 이분법은 구닥다리인지도 모른다.

본격 휴가철을 앞둔 요즘 서점가는 ‘소설 대전’이라고 부를 만큼 소설들 간의 경쟁이 뜨겁다. 얼핏 장르소설이 훨씬 잘 팔릴 것 같지만 의외로 순수소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장르소설을 순수소설보다 낮게 평가하는 우리 문단의 관행이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겠다. 확실한 건 순수소설도 작품에 따라선 장르소설 이상의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소설 대전에서 순수소설 진영의 선봉에 선 이는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4)다. 그의 새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는 지난 1일 한국어판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열흘 만에 30만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20∼30대 여성의 평범하고 솔직한 연애 이야기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 온 정이현(41)씨는 한국 문단의 ‘희망’이다. 2012년 그가 펴낸 장편소설 ‘연인들’(톨)은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그 때문에 최근 나온 신작 ‘안녕, 내 모든 것’(창비)에 거는 출판계와 독자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곧 출간할 조정래(70)씨의 새 장편소설 ‘정글만리’(전3권·해냄출판사)는 올여름 소설 대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동안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에 천착한 저자가 이번에는 중국 대륙으로 눈을 돌려 한층 웅장한 서사를 탄생시켰다.

장르소설 진영의 대표는 댄 브라운(49)의 스릴러 ‘인페르노’(전2권·문학수첩), 미야베 미유키(53)의 추리소설 ‘솔로몬의 위증’(전3권·문학동네), 김진명(55)씨의 역사소설 ‘고구려’(전5권·새움) 등이다. 한국에 상당수의 고정 팬을 거느린 브라운과 미야베의 승승장구야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앞서 4권까지 나온 김씨의 ‘고구려’는 최근 5권 출간과 더불어 새롭게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휴가철에는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가벼운 읽을거리를 찾게 되는 만큼 이들 장르소설의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눈길을 끄는 건 요즘 한국 소설 중 가장 잘 팔리는 세계문학상 수상작가 정유정(47)씨의 ‘28’(은행나무)이다. 전문가들은 이 소설을 “전작 ‘7년의 밤’과 마찬가지로 순수소설과 장르소설의 경계를 허문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작가 스스로도 순수소설과 장르소설 중 어느 한 범주에 포함되길 거부한다. “그냥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소설, 잘 읽히는 작품을 쓰려 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28’의 성공은 순수소설과 장르소설의 구분이 더 이상 무의미함을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등단 7년차의 한 소설가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만 높으면 무슨 소설이냐와 상관없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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