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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자살률 높은 이유 있다"

입력 : 2013-04-08 00:26:11 수정 : 2013-04-08 00: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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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도 높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 취약
타 민족보다 발병 1.4배, 실행률 2배 높아
우울증 중에서도 자살, 특히 한국인의 자살과 연관성이 높은 우울증 유형이 규명됐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사진) 교수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대만·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6개국 13개 대학병원에서 총 547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국가 간 비교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자살 위험도가 높은 우울증 유형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인터넷판 최신호에 발표했다.

전·홍 교수팀은 국제기분장애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Affective Disorders·ISAD)의 공식 학회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정동장애학술지) 최신호에 아시아 민족에서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을 보이거나 충동·분노감을 나타내는 경우 일반 우울증보다 자살 위험이 각각 2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인은 우울증 중에서도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42.6%로 다른 민족보다 1.4배 이상 많았으며, 같은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서도 자살 위험률이 다른 민족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 더 심한 우울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자살 위험률이 더 높다는 보고는 그리 많지 않았다.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이란 심각한 우울증의 한 형태로 즐거운 감정을 못 느끼고 심한 식욕감퇴와 체중 감소, 안절부절 못하거나 행동이 느려지며 새벽에 일찍 깨고, 아침에 모든 증상이 더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술로 잠을 이루려 하는 데다 충동성과 초조·불안이 증가해 결국 자살 위험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세는 새벽에 더욱 심해진다. 술로 잠을 이루면 새벽에 금단증상이 발생하므로 특히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새벽 시간에 자살 위험률 또한 크게 증가한다. 멜랑콜리아형 우울증은 한국과 중국처럼 사계절의 변동이 큰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더 자주 일어나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발병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충동·분노감을 보이는 경우도 자살 위험률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다른 요소를 제한하더라도 자살위험도가 2.45배 증가한다.

충동·분노감이란 타인에 대해 느끼는 분노와 증오감을 의미한다. 우울증이 동반되었을 때 더 심하게 느끼는데, 피해 의식 등 정신병적인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에는 자살 위험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이 모두 자기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쉽다. 학계에서는 이를 ‘관계사고(idea of reference)’라고 한다.

전홍진 교수는 “멜랑콜리아형 우울증 환자에 대한 집중적 치료와 사회적 관심을 기울인다면 자살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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