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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너… 화장품이 ‘예술’이네

입력 : 2012-12-06 20:29:04 수정 : 2012-12-06 20: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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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동화 이미지 담은 한정판 잇단 출시
불황에 친근한 감성으로 소비욕구 자극
아이돌 캐리커처·미키마우스 등 인기
스페인작가 협업 제품은 출시 직후 동나
발그레한 얼굴로 히죽 웃고 있는 소녀 일러스트,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스타의 캐리커처, 빨간 눈동자의 깜찍한 소녀 일러스트. 보고 있자면 어느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학창시절 즐겨 쓰던 아기자기한 문구 용품 같기도 하고, 아이들 장난감 같기도 한 제품들은 사실 성인용 화장품이다. 최근 수입 브랜드나 국내 고가, 저가 브랜드에 관계없이 너도 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일러스트를 화장품 용기와 패키지, 쇼핑백 등에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스타의 친필 사인이나 직접 그린 그림, 협업 컬렉션 등 한정판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그동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예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브랜드 로고만 새긴 채 무늬 없이 깔끔한 단색 용기를 고집했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한 상태에서 경기불황까지 겹쳐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도 효과가 없자, 친근하고 감성적인 마케팅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6명의 아이돌 스타들을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캐리커처로 그린 어퓨의 립 밤(왼쪽)과 디즈니 만화의 미키 마우스 캐릭터가 들어간 DHC의 딥 클렌징 오일.
#귀엽거나 사랑스럽거나


어퓨는 최근 출시한 립밤 제품에 아이돌 가수 ‘비스트’ 멤버 6인의 캐리커처를 그린 카드를 넣었다. 자즈베리·딸기·사과·자몽·리치·포도 향을 각 멤버들의 특징과 매치시켰다. 가수의 사진이 아닌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리커처는 스타의 이미지를 더 미화하고, 해당 스타의 팬이 아니더라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효과를 낸다. 

스페인 일러스트 작가 에바 알머슨과의 협업으로 사랑스러운 소녀 일러스트를 선보인 스킨푸드.
스킨푸드는 동화 같은 소녀 이미지를 택했다.

스페인 일러스트 작가 에바 알머슨과 콜라보레이션한 ‘에바 알머슨 포 스킨푸드 리미티드 에디션’에는 발그레한 볼에 히죽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좋은 푸드가 주는 건강함에 이어 마음까지 치유해준다는 힐링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기획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

에바 알머슨은 2008년 한 아트페어를 통해 국내 처음 소개된 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달콤하게 표현해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짓게 한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말 한정판으로 나온 이 제품은 출시 1주일 만에 품절돼 이달에 추가 재생산을 한다.

슈에무라의 ‘몽슈걸’은 칼 라거펠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캐릭터로, 만화 같으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낸다.
슈에무라는 세계 패션 디자인계의 거장 칼 라거펠트와 함께 작업한 ‘몽슈걸 컬렉션’을 선보였다. 프랑스어와 영어의 조합으로 ‘나의 사랑 슈에무라’라는 뜻의 몽슈걸(Mon Shu Girl)은 칼 라거펠트가 오랜 친구 슈에무라의 생일 선물로 그려 준 스케치의 캐릭터이다.

단발머리에 둥근 얼굴, 커다랗고 빨간 눈동자를 가진 소녀는 머리는 크고 몸은 작으며, 눈은 크고 동그란데 반해 코와 입은 작은 전형적인 만화 캐릭터이다. 하지만 빨간 눈동자에 무표정한 얼굴은 묘한 신비로움을 준다. 흰 셔츠와 검은색 타이는 칼 라거펠트의 트레이드 마크다.

DHC는 이달 초 디즈니와 협업한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딥 클렌징 오일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DHC KOREA 1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이 제품은 키덜트 족(Kid와 Adult의 합성어로 어른이 돼서도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사람)이 많은 일본에서 먼저 인기를 검증받았다. 장난감도 아니고 어린이 용품도 아닌 성인용 화장품 용기에 미키마우스를 넣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팍팍한 현실, 동심을 자극하다

당대 가장 아름다운 모델을 내세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하던 화장품 업계에서 이처럼 귀여운 캐릭터들을 앞다퉈 기용하는 이유는 뭘까.

피부에 직접 반응하기에 성분과 효능을 까다롭게 따지는 화장품을 패키지만 보고 고객들이 지갑을 여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특히나 이런 불황에.

슈에무라 브랜드 매니저 최성미 부장은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은 브랜드가 가진 보편적인 이미지에 변화를 주면서도 단번에 시선을 끌 수 있다”면서 “또 화장품 사용층이 점점 어려지면서 기능뿐 아니라 제품 패키지의 디자인에 가치를 두는 소비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력과 구매욕을 겸비한 20∼30대 키덜트족의 증가와 우울한 현실에서 재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소비욕구 덕분에 화장품 업계의 감성 마케팅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이블씨엔씨 허성민 마케팅 기획팀장은 “연예인 혹은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제품은 대부분 한정판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소장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선물하기에도 좋은 아이템이라 인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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