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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사회 타락한 인간군상 생동감 있게 묘사

입력 : 2012-09-28 19:00:25 수정 : 2012-09-28 19: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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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줘류 ‘아시아의 고아’ 대만은 흔히 ‘아시아의 고아’로 불린다. 한때 네덜란드에 점령되기도 한 이 작은 섬은 오랫동안 청나라 지배를 받다가 1895년에는 제국주의 일본의 손아귀로 넘어갔다. 일제가 패망한 뒤에도 대만에 봄은 오지 않았다. 1949년 공산당에게 중국 본토를 내준 장제스의 국민당 세력이 대만으로 건너와 군부독재를 실시한 것이다. 주인이 수시로 바뀐 대만의 운명은 부모 없이 여기저기 떠돈 고아의 그것과 무척 닮았다.

‘아시아의 고아’라는 명칭은 대만 작가 우줘류(吳濁流·1900∼76)가 1945년 탈고한 장편소설 ‘아시아의 고아’(송승석 옮김, 아시아)에서 유래한다. ‘아시아의 고아’는 일제강점기 대만 역사의 축소판이다. 주인공 후타이밍은 비록 신식 학교를 나온 지식인이나, 식민지 치하에서 그저 힘없고 나약한 소시민일 뿐이다. 그는 피지배 민중의 서러운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일본·중국 등지를 떠돈다.

하지만 후타이밍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회는 어디에도 없다. 실의 속에 대만으로 돌아온 후타이밍은 일본에 충성을 다하는 동족의 모습에 또다시 절망한다. 청년들은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 끌려가 희생되고, 노인들은 강제로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었다.

소설은 후타이밍의 일생을 중심으로 교사·관리·의사 등 대만 사회의 타락한 인간군상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책을 다 읽고나면 누구한테도 환영받지 못하고 유린만 당한 후타이밍의 얼굴이 대만 현대사와 고스란히 포개지는 걸 깨닫게 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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