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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 바로잡지 않는 고대 역사 왜곡

입력 : 2012-01-06 21:50:40 수정 : 2012-01-06 21: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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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漢)나라가 고조선을 멸하고 설치했다는 한사군의 위치가 한반도라는 것을 우리는 국사 시간에 배웠다. 그런데 중국 정사에는 지금의 베이징 일대가 고조선 땅이고 한사군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 역사학자, 특히 정통사학자들이란 분들은 굳이 한사군이 한반도에 한정돼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왜 그럴까. 100여년 전에 나온 일본인 관변학자들의 연구논문이 지금껏 우리 역사의 기본교과서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조선의 실체를 부인하고 우리 역사를 한나라 식민통치기구인 한사군에서 출발한 것으로 규정지으면서 한일합방을 정당화한 것이다.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자는 노력은 간단없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테면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이덕일)을 들 수 있다. 책은 2000년 전 쓰여진 중국 사서들의 기록을 일일이 대조, 일본인 관변학자들의 왜곡을 파헤친다. 그중 몇개다. ‘고조선의 수도 왕험성(험독성)은 하북성에 있다’ ‘고조선과 한(漢)의 경계인 패수는 요동지방에 있다’ ‘낙랑군에 속한 많은 현(縣)들은 요동지방에 있다’ ‘한나라의 동쪽 끝인 갈석산은 만리장성의 시작점인 중국 하북성에 있다’, ‘현도군은 현재의 내몽골, 대방 진번군은 요동에 있다’ …. 고조선 정벌에 나선 한나라 장수들은 ‘국경 근처’에 사군만 설치한 채 퇴각한 전쟁실패의 책임으로 사형당한 사실도 있다.

2000년간 연면히 이어진 역사적 기록이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에 바뀌었고 현재 주류 역사학계는 그들의 주장만 앵무새처럼 되뇌인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단국대 윤내현(한국고대사신론), 성삼제 교수(고조선 사라진 역사), 중국 길림대 복기대 교수(임둔태수장 봉니를 통해본 한사군의 위치 논문) 등은 고대 역사 바로잡기에 주력하는 학자들이다.

이른바 주류 사학계는 침묵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한다는 동북아역사재단도 일제 식민사학의 범주를 맴돌고 있다. 임진왜란으로 초토화된 420년 만에 또 맞은 임진년 새해, 일제에 의해 왜곡된 역사의 틀에서 한 치도 못 벗어난다.

김명성 KBS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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