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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충식물 통발의 사냥’ 세계최초 영상에 담다

입력 : 2011-11-18 04:05:32 수정 : 2011-11-18 04: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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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생명 40억년의 비밀’ 6부작 ‘문명과 수학’ 5부작 만들어 좁쌀만큼 작은 크기와 빠른 반응으로 접사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식충식물 통발의 사냥장면을 수차례에 걸친 끈질긴 시도 끝에 마침내 세계 방송사상 처음으로 풀(Full) HD 고속촬영(초당 1000장)에 성공했다.

1858년 스코틀랜드의 고고학자 헨리 린드는 이집트 룩소 시장에서 낡은 파피루스 한 장을 구입했다. 3500년 전 쓰여진 것으로, 람세스 2세의 장제전에서 도굴당한 것이었다. 파라오의 왕국 경영에 필요한 모든 지식이 적혀 있었다. 피라미드 높이를 정하는 법, 토지 측량, 노동자에게 급료를 나눠주는 방법 등 84개의 문항이 그것이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의 ‘명가’ EBS가 두 편의 대기획 ‘생명 40억년의 비밀’ 6부작과 ‘문명과 수학’ 5부작을 새로 만들었다. 

소니 F-900R, 캐논 5D 마크2, 포트론 풀 HD고속카메라 등 국내에 도입돼 방송용으로 쓰이는 촬영 장비뿐 아니라 손수 제작한 접사렌즈 등 다양한 촬영 장비를 활용해, 일반 다큐와 차별화된 시각적 즐거움을 강화했다.

‘생명 40억년의 비밀’
‘생명 40억년의 비밀’에서는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의 코모도드래곤 수컷들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격렬한 싸움과 직경 1m, 무게 10㎏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의 40시간에 걸친 개화를 국내 처음으로 촬영해 선보인다. 남미 아마존 일대에 서식하는 공룡의 흔적을 지닌 새 호아친의 짝짓기 장면 역시 처음 소개할 예정이다. 곤충은 인간이 볼 수 없는 자외선 영역을 볼 수 있다. 곤충의 눈으로 본 꽃의 모습 또한 국내 최초로 풀 HD 자외선 동영상 촬영에 성공해 공개한다. .

제작진은 1년 6개월에 걸쳐 6대주 16개국을 횡단하며 탄생과 죽음, 진화와 퇴화의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된 지구의 역사를 탐구했다. 코모도 국립공원을 시작으로 페루 아마존, 미국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파나마 바로 콜로라도섬 소재), 코스타리카 열대림, 이집트 와디 히탄(고래계곡), 호주 대륙, 필리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중국의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연구소와 랴오닝성·산둥성 일대, 일본·미국·영국·이탈리아·독일·캐나다 관련 대학교 박물관, 제주도·해남·태안 등 국내 전 지역 등을 탐사하고, 4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전문가를 인터뷰해 깊이를 더했다.

헨리 리드가 발견한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는 ‘세상 모든 지식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 그것은 수학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나폴레옹 역시 정복 전쟁에 앞서 수학 학교부터 세웠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국은 나치 독일의 광기를 피해 떠돌던 유럽의 수학자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기 바빴다.

‘문명과 수학’
‘문명과 수학’ 제작진은 강대국들이 모두 수학을 중시했다는 점을 주목, 수학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문명사를 추적한다. 2년여의 자료 조사와 자문을 거쳐 1년간 이집트, 그리스, 인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돌며 근현대 문명 속 수학의 흔적을 담았고 생동감 있는 극 전개를 위해 6개국 100여명의 배우를 동원해 수학사의 명장면을 재현했다.

파피루스 촬영은 1년간의 집요한 요청 끝에 겨우 대영박물관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뉴턴의 육필 메모가 어지러운 프린키피아의 초고 촬영은 영국왕실학회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가능했다. 300년 전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발명한 계산기도 카메라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집트의 라메세움 등 고대 유적들도 항공 촬영으로 그 장대한 모습을 새롭게 보여준다.

피라미드 건설 장면은 이집트 문화재청과 경찰청의 협조 아래 사카라 스네푸르 피라미드에서 촬영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제작진이 가장 공 들인 부분은 프로그램의 수학적 깊이였다. 수의 발견, 최초의 곱셈, 최초의 파이, 미적분 등 난해한 수학내용을 일반 시청자가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내용검증이 필수였다. 대한수학회 수학 교수들의 도움이 컸다. 지난 12일 과천과학관에서는 방송에 앞서 ‘문명과 수학’을 주제로 한양대 김용운 명예교수와 고려대 김영욱 교수가 대중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형준 PD는 2009년 이미 수학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당시 수학의 나무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문명과 수학’으로 거대한 숲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기획 의도다. 수와 기하는 학문 속에만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보이지 않게 문명을 움직여 나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생명 40억년의 비밀’은 21일부터 2주간 월∼수요일, ‘문명과 수학’은 12월19∼21, 26∼27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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