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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근대를 들어올린 거인 김정호 외

입력 : 2011-06-11 09:15:52 수정 : 2011-06-11 09: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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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들어올린 거인 김정호(이기봉 지음, 새문사, 1만7000원)=김정호는 지도 제작자일 뿐 아니라 인문학의 관점을 가미한 지리지 편찬자이다. 저자는 대동여지도나 청구도 같은 지도 외에도 동여지도나 여도비지, 미완성인 대동지지 등의 지리지를 활발히 편찬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현대 지도가 길을 찾기 위한 것이라면 전통 지도는 중앙에 앉아 전국을 한눈에 알아보도록 제작됐다고 한다. ‘한 손에는 지도를, 한 손에는 지리지를’이라는 문구는 전통시대 왕의 전국 통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현대식 측량지도가 반드시 전통지도보다 우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전통문명에서는 실제 거리가 중요했으므로, 근대 지도가 요구하는 (직선거리)측량이 필요 없었다고 한다.

■사치와 문명(장 카스타레드 지음, 이소영 옮김, 뜨인돌, 2만2000원)=프랑스 경제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저자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의 행동에는 늘 사치가 함께했다”고 했다.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누어 인류가 각기 처한 자연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문명 속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사치를 구가한 모습을 추적한다. 책에 나오는 사치는 화려한 패션쇼나 부유층의 호화 요트 파티, 값비싼 보석 등을 연상케 하는 좁은 의미의 사치와는 거리가 있다. 인간의 기본 욕구를 넘어서는 고차원적인 행위, 문화 예술적 욕망을 모두 사치라고 규정하고 ‘문화적 동력’이 된 사치와 단순한 ‘물질적’ 사치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 이런 의미에서 바빌론의 정원부터 이집트의 피라미드, 아테네의 판테온, 로마의 콜로세움, 프랑스의 베르사유궁 등도 포함된다.

■9·11의 희생양(마이클 웰치 지음, 박진우 옮김, 갈무리, 1만9000원)=미국의 범죄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9·11 테러 발생 후 10년간 미국의 희생양 만들기 전략을 분석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사회에서 벌어진 정치, 문화, 사회적 사건들을 목록화하고 분석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은 지배자들의 정치 수사이자 전술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미 국방부와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공격에 전혀 가담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9·11 이후에 발생한 수많은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사람들이 9·11의 희생양이다. 웰치는 미국 안팎의 사람들이 모두 불편하게 여기는 증오범죄와 국가범죄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제시한다.

■WC15 처칠방식으로 성공하라(김형진 지음, 메이문화, 1만3000원)=세계 대전 직전 1940년대는 영웅들의 시대였다. 카리스마가 있던 독일의 히틀러는 일찍 정권을 잡아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히틀러는 대중 연설을 잘하는 데다 술이나 담배를 전혀 하지 않았다. 히틀러는 부지런하고 클래식 음악과 미술을 좋아하며 동물을 사랑하는 고상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윈스턴 처칠은 그시대의 일반 정치인보다도 단점이 많았다. 그는 불행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처칠은 일찍부터 정치인이 되고 싶었지만 대학을 나오지 못했으므로 명문대 출신의 귀족들이 즐비한 영국정계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2차대전의 영웅이 되었다.

■한국인의 심리코드(황상민 지음, 추수밭, 1만5000원)=한국 사람들은 왜 툭하면 힘들다 불행하다 하는가. 저자는 보다 남에게 멋지게 보이려 하지만 현실에서는 체념하고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는 한국인의 이중 정체성을 설명한다. 지난 10여 년간 성공과 출세부터 부와 부자, 교육, 결혼,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현상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속 심리코드를 통찰한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심리코드를 알면, 왜 우리 사회에 ‘리얼리티 쇼’ 같은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지 알수 있다.

■인코그니토(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소희 옮김, 쌤앤파커스, 1만5000원)=과연 인간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존재인가. 이 책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내렸던 판단이나 행동, 선택들이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 ‘인코그니토(incognito)’는 ‘익명의, 신분을 숨긴’이라는 뜻으로,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상징한다. 자전거 타기에서 총기난사까지, 취중진담에서 경제위기까지, 저자는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를 지배하는 ‘익명자’의 정체를 밝혀낸다.

■자본주의 새판짜기(대니 로드릭 지음, 고빛샘·구세희 옮김, 21세기북스, 1만5800원)=하버드대 교수 대니 로드릭의 세계 경제 대안을 다룬 책이다. 역사적 사례를 통해 시장과 국가, 무역과 규제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고, 금융 시장 개방이 이득은커녕 위기만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시장에 대한 관리가 미흡한 까닭,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나라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등을 밝힌다. 또한 자본주의 최근 흐름을 짚어보고 자본주의와 밀접하게 연결된 세계화의 새로운 대안과 방향을 모색한다. 이를 통해 바람직한 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원칙들을 현실에 적용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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