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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과 슈만사이’ 젊은 연주자들 있었네

입력 : 2010-05-27 10:34:45 수정 : 2010-05-27 10: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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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솔로이츠, 탄생 200주년 기념 연주회

쇼팽(1810∼1849)과 슈만(1810∼1856)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가 올 초부터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중에서도 금호아시아나솔로이츠의 ‘쇼팽과 슈만 사이’는 동시대를 살면서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았던 두 거장의 음악세계를 한국의 촉망받는 젊은 연주자들이 찬찬히 되살려본다는 차원에서 눈길을 끄는 무대다.

◇쇼팽                                 ◇슈만
금호아트홀은 지난 4월부터 매주 목요일 ‘쇼팽 특집’을 이어왔는데 6월 첫째주 쇼팽을 끝나고 ‘슈만 특집’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쉼표를 넣는다는 맥락에서 이번 연주회를 기획했다. 쉼표이기는 하나, 음악 영재 출신들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젊은 거장’들의 무대일 뿐 아니라 쇼팽에게 음악적 영감을 준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내거나 슈만의 생애와 사랑을 그려내는 곡들을 선택해 정작 ‘특집’보다 흥미로운 편이다.

‘쇼팽의 뮤즈’(6월 10일)에서는 소팽에게 음악적으로 영향을 준 작곡가들, 이를테면 쇼팽이 화려하게 부각시킨 녹턴을 최초로 창시한 존필드의 녹턴을 시작으로 쇼팽이 바르샤바를 떠나 파리에 머무르던 시절 우정을 나눈 동료 작곡가 리스트, 당대 바이올린 주법의 대가로 쇼팽으로부터 화려한 연주기교와 시적인 결합을 시도하게 했던 파가니니, 낭만시대 즉흥곡의 선구자 슈베르트의 작품들이 차례로 연주된다. 이 연주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5) 장유진(20)과 이한나(25·비올라), 김민지(31·첼로), 조성진(16·피아노)이 참여한다.
◇‘쇼팽과 슈만 사이’ 연주회를 여는 금호아시아나솔로이츠.

이어지는 ‘슈만의 로망스’(6월 17일)는 작곡가이자 음악평론가로도 활동한 슈만이 쇼팽의 재능을 발견하고 평론을 통해 그의 명성을 높였던 작품으로 시작한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슈만의 아내였던 클라라 슈만의 작품 중 최고작으로 꼽히는 피아노3중주와 더불어 슈만의 제자이면서 스승의 아내인 클라라를 평생 사랑했던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도 연주된다. 이 무대에는 1부에 참여했던 권혁주 장유진 이한나와 함께 손열음(24·피아노), 이정란(27·첼로), 김한(14·클라리넷)이 가세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998년부터 매년 2회에 걸쳐 만14세 미만의 연주자를 대상으로 음악 영재 오디션을 시행해 독주회 무대를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1000여명의 연주자들이 이 관문을 거쳤는데 이들 중에는 김선욱 손열음 김규연 조성진 김혜진 이정란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주목받는 이들이 많다. 금호아시아나솔로이츠는 이들 중에서 주최측이 선정한 소수의 정예로 꾸리는 실내악단으로 1년에 2∼3회 연주회를 열고 있다. 이번 연주회는 올 시즌을 여는 무대로, 2010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하며 유망주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조성진(16)과 2009 베이징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최고 유망주상’을 받은 클라넷티스트 김한(14)이 처음으로 선배들과 함께 연주한다.

젊은 시절에 집중적으로 불멸의 피아노곡들을 남긴 이후 내내 폐결핵을 앓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쇼팽. 스승의 딸을 사랑해서 소송까지 불사하며 쟁취했던 아내 클라라와 8명의 아이를 두고 그 아이들을 위한 음악에도 각별한 애정을 기울였던 슈만. 새로운 음악을 주창하며 평론가로서 쇼팽과 브람스를 조명해 음악계의 거장으로 발굴해내기도 했지만 정신에 병이 들어 라인강에 뛰어들다가 끝내 스스로 걸어 들어간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이 또한 쇼팽처럼 생의 말미가 쓸쓸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들 두 거장의 영혼이 200년 후 한국 젊은이들에게서 어떤 음색으로 살아날지 기대된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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