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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황금알 성기능치료제' 시장선점 경쟁 ‘후끈’

입력 : 2009-08-26 10:11:00 수정 : 2014-01-27 12: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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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수천억원대 예상…국내외 7개업체 각축

[이코노미세계] 10년 전 ‘비아그라’ 등장 이후 성기능치료제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성기능 치료는 정신과적 치료에 의존하거나, 정력제로 소문이 난 혐오식품이나 음식 등을 통한 간접적 치료, 또 일부에서 수술 등이 시행돼 왔다. 그러나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위험성이 상존해 보편적 치료법으로는 각광받지 못했다. 

그러나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의 출현으로 성기능 문제를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비아그라의 출현은 음지에서 비과학적 방법에 의존해 왔던 성기능 치료를 과학적 접근을 통해 양지로 끌어내 해법을 찾도록 했다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아그라는 당초 협심증치료제였다. 그러나 발기에 효과가 있다는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발기부전치료제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98년 미국 FDA 승인 후 판매하기 시작해 국내에는 1999년 시판됐다. 지난 10년 동안 약 18억정이 소비되었으며 공식적으로 세계 3500만명의 남성이 복용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금도 1초에 6명이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있다.

국내에는 비아그라 시판 후 현재 6개의 제품이 출시, 지난해 기준 8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블랙마켓의 가짜 약 규모도 이 규모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초의 경구용 조루증 치료제 프릴리지의 등장도 주목된다. 올해 7월29일 한국얀센이 프릴리지 시판허가를 받음으로써 9월 말 공식 선보일 예정이다. 조루증 환자는 발기부전 환자보다 그 수가 두 배 이상이기 때문에 시장성이 훨씬 크다. 또 아직까지 경쟁 제품이 없어 당분간 프릴리지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조루증 치료에 사용돼 온 국소용 마취제는 국내에서만 연간 520만개(지난해 기준) 이상이 판매되었다. 비뇨기과 배부신경차단술도 대표적인 조루증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기존 조루 치료법(수술 등)은 대부분 성기의 과민한 감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킴으로써 사정을 지연시켰다. 이런 방법들은 사정 중추의 문제로 발생하는 조루 치료가 아닌 일시적 신경 둔화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반면 프릴리지는 사정중추 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조루 증상을 개선한다. 업계는 경구용 조루증치료제 판매가 시작되면 연간 최소 수천억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 업계는 "그동안 음지에 숨어 있던 환자들에게 치료 의지를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아그라 등장 당시 발기부전이 이슈가 되면서 치료를 꺼려왔던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증가했듯, 조루증 환자들도 프릴리지의 등장으로 치료의지가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강직도 탁월" vs "오랜 지속효과"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총 6개 제품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년 전 한국화이자제약이 비아그라를 시판한 후 시알리스(한국릴리), 자이데나(동아제약), 레비트라(바이엘), 야일라(종근당), 엠빅스(SK케미칼) 등이 경쟁중이다.

내년에는 중외제약에서도 아바나필 이라는 신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약 8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여기에 블랙마켓을 통해 소비되는 가짜약 규모까지 더하면 실제 시장규모는 연간 16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2009년 1분기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점유율 (단위 : %, 출처 : IMS 데이터)

국내 시장점유율은 매출, 판매량, 제품량(mg) 중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IMS 데이터 기준 시장 점유율을 보면 비아그라가 41.6%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시알리스가 28.1%로 2위, 자이데나가 20.3%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출시 10년이 된 비아그라는 세계 약 120개국에서 허가받아 3500만 명이 넘는 남성들에게 처방된 대표적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발기강직도가 타 제품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반면 2003년 출시된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는 발기 효과가 36시간 지속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20mg 한 알을 금요일에 복용하면 주말 내내 언제든 원할 때 관계를 가질 수 있고, 또 하루에 한 번 씩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하루에 한 알 복용하는 시알리스 5mg 도 출시했다. 하루 한 알 복용으로 효과가 하루 종일 지속된다.

이에 대해 한국화이자제약의 김윤미 과장은 “시알리스가 ‘시간이 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인 성생활 패턴(1주일에 1∼3회)을 고려하자면 시간 은 의미가 없다”며 “강직도가 가장 중요하고 실제 이에 대한 복용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국내 개발 최초 제품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또 기존 제품 대비 부작용(두통, 눈충혈, 근육통)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기존제품의 작용시간이 매우 짧거나 긴 점을 보완해, 최적화된 시간(12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홍보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세계 30여개국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로, 중동과 러시아 등 42개국에서는 이미 3억 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2007년 출시된 종근당의 야일라와 SK케미칼의 엠빅스 등도 경쟁중이나 아직 실적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발기부전 환자 중 병원을 찾는 경우가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일부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환자들의 치료 의지를 높여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고 매출 증대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루치료제 프릴리지 파급력, 비아그라 2배 넘을듯" =프릴리지는 만 18~64세까지 사용하도록 정식 허가된 세계 최초의 먹는 조루치료제다. 성관계 1~3시간 전에 복용하면 7시간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 프릴리지는 세계 143개국의 조루 환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폭세틴의 3상 임상 시험결과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여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기존에 평균 0.9분이었던 사정시간이 프릴리지 복용 후 3.5분으로 3.8배 이상 증가했다.

조루 환자는 성인남성의 약 30%로 추정하고 있다. 발기부전 환자의 두 배가 넘는다. 경구용 조루치료제의 시장 파급력이 비아그라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 29일 프릴리지의 국내 시판이 허가돼 9월말 본격 판매를 앞두고 있다.

프릴리지의 등장으로 발기부전치료제 업계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발기부전과 조루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두 가지 모두 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격 면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에 시장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조루치료제 등장으로 관련 시장 자체가 커지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화이자제약 김윤미 과장은 “프릴리지 출시가 발기부전치료제에 미치는 (부정적)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격이 적정 수준에서 책정될 경우 관련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타 제품에도 조루증 치료 효과?' 논란=그러나 한국화이자 측은 “비아그라에는 조루증 치료 효과도 나타나기 때문에 한 알로 동시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얀센은 “(조루증 치료에) 명확한 효과가 입증됐다면 이미 공식적인 임상실험 후 이에 대한 홍보를 했을 것”이라며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향후 발기부전치료제와 조루증치료제가 경쟁제품으로 격돌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프릴리지 시판 허가 이후 소비자들에게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유사 기능을 보이고 있는 항우울제에 비해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기존에 비뇨기과에서는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기능이 있어 이를 처방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정식 조루증치료제가 아니고, 체내에 약 성분이 오랜 시간 머물고, 3주 이상 복용해야 효과를 보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었다.

한국얀센 관계자는 “항우울제를 조루증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분명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프릴리지는 체내에서 약 성분이 빨리 빠져나가고(4시간), 실신과 같은 항우울증제의 부작용이 거의 없는 등 훨씬 안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홀인원비뇨기과 노상휴 원장은 “우울증 치료제에 들어있는 세로토닌 성분이 조루증 개선에도 영향을 주지만 어지러움이나 갈증, 두통,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을 동반해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프릴리지의 경우 배설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도 적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비뇨기과의 전문의는 “900원 가량의 항우울제와 1만원대의 조루증 치료제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있어 가격이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사 기능의 타 제품을 제외하고 볼 때, 프릴리지는 당분간 경구용 조루증치료제 시장 독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소 높은 가격을 책정한다고 해도 판매에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비싼 가격을 책정할 경우 전체 구매력을 감소시킬 수 있고, 향후 수년 내에 타 업체가 같은 기능의 제품을 개발해 시판하고 저가격 정책을 펼친다면 시장 선점 효과는 물거품에 그칠 수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도 조루증치료제의 등장을 반김과 동시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조루증 환자들이 50∼80만원정도의 음경배부신경절제술이 아닌, 경구용 조루증치료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져 비뇨기과의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술의 경우 그동안 부작용이 제기돼 왔고 성공률이 높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시술할 수 없었던 점(귀두 신경 과민자에게만 시술) 등이 한계였다.

그러나 길맨비뇨기과 이경구 원장은 “음경배부신경절제술의 경우 비뇨기과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크지 않아 직접적인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히려 조루증에 대한 관심과 치료 의지가 높아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먹는 약이나, 수술 등은 환자 개개인에 맞는 방법을 명확하게 판단해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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