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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킬리만자로 7000km 여정

입력 : 2009-05-22 17:16:10 수정 : 2009-05-22 17: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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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푸생·소냐 푸생 지음/백선희 옮김/푸르메/2만2000원
아프리카 트렉/알렉상드르 푸생·소냐 푸생 지음/백선희 옮김/푸르메/2만2000원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명체 중 사람처럼 변화를 추구하는 동물도 없을 성싶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인간처럼 끊임없이 규격화하고 경험의 통계치를 우선시하는 종족도 없다. 변화와 생명력. 이런 상징적인 가치를 온전히 접하려면 일상의 탈출 욕구를 느끼게 된다. ‘생명의 땅’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아프리카처럼 잘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아프리카 트렉’은 제목이 내용을 온전히 드러내는 책이다. 신혼부부로 여행작가인 저자들은 인류가 탄생했던 아프리카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 나선 기간은 3년. 계획 없이 발 가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걸었다.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7000km의 여정에서 만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은 강렬한 느낌을 선사했다. 자연과 야생이 대륙의 경이로움을 드러냈다면, 사람들은 풍요와 여유의 마음을 자극했다.

야생이 살아있는 곳을 지나친 아프리카 여정에는 낭만도 있지만, 온몸의 세포가 경직되는 순간도 많았다. 하이에나의 흔적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사자와 표범이 그들의 주변을 서성거린다는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일상을 벗어던진 자극만을 원했다면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그간의 오해도 벗어던지는 수확을 건졌다. 아프리카 사람처럼 자유주의자도 없었다. 짐바브웨에서 느낌을 따라가 보자. 이곳 사람들은 국가와 사회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논쟁으로 시간을 버리지도 않는다. 종일 미소 띤 얼굴로 사람을 만났다. 거친 손을 내밀지만 ‘구걸용’이 아닌 ‘도움주기용’ 손이다. 여행을 끝내며 그들이 기록했던 마지막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아주 작았고, 새까맣게 탔으며, 아주 높은 곳에 있었다.” 생명과 야생을 꿈꾸는 이들을 자극할 법한 마무리다. 물론 강력추천이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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