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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발랄…오쿠다 히데오 장편2편 눈길

입력 : 2008-05-09 18:57:16 수정 : 2008-05-09 18: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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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日流) 대중소설의 선봉에 선 오쿠다 히데오(49·사진)의 장편소설 2권이 번역·출간됐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북스토리)는 그를 39살 나이에 등단시킨 데뷔작이고, ‘스무살, 도쿄’(은행나무)는 오쿠다 특유의 해학이 돋보이는 근작이다.

베스트셀러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에서 선보인 가독성 높은 문장, 발랄한 묘사가 전매특허처럼 구사돼 재미있는 이야기를 완성한다. 최근 오쿠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닥터 이라부’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데서 알 수 있듯,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은 오쿠다의 강점이다.

‘팝스타…’는 비틀스의 존 레넌을 상상력으로 부활시켰다. 소설 속 존은 ‘이매진’을 작곡한 천재 싱어송라이터도 아니고, 미국 FBI를 긴장시킨 반전활동가도 아니다. 그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변비환자다. 30대 중반인 존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애증으로 괴로워한다. 마약과 폭력으로 점철됐던 10대 시절도 악몽이 돼 그의 정신을 교란시킨다. 변비까지 심해진 그는 ‘아네모네 병원’을 다니기 시작한다. 변비 치료를 받으며 어두운 과거까지 극복하는 존의 모습이 시종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일본인 요코 오노와 결혼한 존 레넌은 실제 1976∼79년까지 매해 여름 일본에 체류했다. 4년간의 공백기간 뒤 발표한 그의 음악은 부드럽고 온화해졌다. 오쿠다는 작가후기에 “존의 은둔생활에 대한 언급이 너무 적다”면서 “픽션으로 전기의 공백부분을 메워 보고 싶었다”고 적었다. 

‘스무살, 도쿄’는 이십대 청년 다무라 히사오의 성장소설이다. 재수를 핑계로 도쿄로 상경한 18세부터 29살까지 겪었던 사건·사고가 그려져 있다. 서툰 청춘의 열정, 미숙함이 유쾌하게 묘사된다. 6편의 단편은 각각 단 하루의 에피소드를 담았지만, 10년의 세월을 압축한다. 여러 에피소드가 떠받치는 소설의 주제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심재천 기자 jay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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