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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는 수렁에서 빠져나올 비상구"

입력 : 2008-01-26 09:58:45 수정 : 2008-01-26 09: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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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찾는 여정 담은 책 쏟아져
미국의 유명 TV프로그램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항상 다이어트를 원했지만 여러 차례 실패했다. 그는 대중에게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멋지고 날씬한 외모를 보이길 원했는데,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수많은 다이어트 실패기는 뭇 언론의 표적이 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다이어트에 성공, 몰라볼 만큼 날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나를 사랑하기’였다. 타인에게 날씬해 보이길 원하는 여성의 본능이나 본인의 사회적 지위만큼 멋진 외모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효과가 없었고, ‘나의 행복을 위해 날씬해지겠다’라고 결심하면서 비로소 효과를 얻었던 것이다.

그만큼 ‘나’는 인간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당연히 모든 사람이 나의 행복이나 나의 자존감을 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들 수밖에 없지만, 실제로 나를 제대로 인식하고 나를 위해 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최근 출간된 ‘나’와 ‘자기애’ 관련 네 권의 책이 눈길을 끄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자기를 사랑하면 인생이 행복하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들 책을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아직도 찾아야 할 나’(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조헌주 옮김, 부글)의 원제는 ‘자기의 심리학’이다. 심리학 박사가 쓴 이 책은 ‘자기 개념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책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 실제로 사람들은 대부분 솔직하지 않고, 사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하며,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정상이고 나쁜 일도 아니다. 그는 자기심리학을 연구하는 다른 학자들과 달리 ‘자신을 너무 정확히 알아도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원래부터 인간은 이중적이고, 주관적이다. 굳이 나에 대해 완벽한 객관성을 갖추고 완벽한 인간이 되고자 애쓸 필요는 없다. 저자는 자기개념 정립·자기 평가·자존감 형성·자기 직시 등을 통해 주체로서의 자기를 만들어나가라고 조언한다.

‘아직도…’가 심리학적으로 자기 개념을 분석한 책이라면 ‘나를 사랑하는 기술’(드류 레더 지음, 박상은 옮김, 브리즈)과 ‘답은 내 안에 있다’(김보승 지음, 토네이도)는 좀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자기 개념 관련서다. 두 책은 강박증이나 악몽 등에 시달리던 저자가 ‘나’를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삶을 찾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나를…’의 지은이는 계속되는 학업과 업무로 인해 심한 강박증에 시달려왔다. 학문적 성과는 거뒀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살배기 딸의 천진한 얼굴을 접하고 그동안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행복은 내 안, 즉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데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미친 듯이 달려왔던 것일까? 지은이는 본인의 경험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항상 감사하기·마음의 중심을 지키기·나의 위치 파악하기·자연과 하나 되기 등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또 ‘자기애는 인생에서 몇 번이고 등장할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라고 강조한다.

‘답은…’ 역시 명문대를 졸업하고 엘리트 직장인으로 지내던 저자가 자기 앞에 가로막힌 현실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다. 이상한 꿈을 계속 꾸면서 꿈 해몽가를 찾아간 지은이는 자기 앞을 가로막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실체 없는 편견과 두려움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현실이란 어떤 형태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보는 눈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생각을 바꾸는 것’, 즉 내가 바뀌는 것이라고 지은이는 결론짓는다.

한편 ‘직관의 두 얼굴’(데이비드 G 마이어스 지음, 이주영 옮김, 궁리)은 직관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무의식적인 노력을 의미하는 이 직관이 결국 ‘나’와 같은 의미라는 것이 흥미롭다. 책의 내용을 보자. 똑같은 현상이라도 이를 어떻게 파악하고 이해·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직관에 의지하거나 이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직관이 항상 옳거나 그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직관의 원래 모습과 겉으로 보이는 모습, 즉 ‘두 얼굴’을 파악하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이는 전술한 책들의 ‘나’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업무에서 벗어나는 주말, 이들 책과 함께 잠시라도 여유를 갖고 ‘나를 찾는 여정’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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