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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살림… 주부들 구직 팔걷었다

입력 : 2013-07-23 14:03:42 수정 : 2013-07-23 14: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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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학원비라도”… “마트·보험 등 직종 가리지 않아”
한국야쿠르트 취업 사이트 한달 평균 10만건 접속
주부 김숙영(44)씨는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원비라도 벌어보기 위해 ‘야쿠르트아줌마’가 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남편 월급으로 매달 80여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김씨가 취업전선에 뛰어든 이유다.

김씨는 “남편 월급은 나아진 게 없는데 물가와 학원비는 계속 올라 살림살이가 쪼들리고 있다”며 “야쿠르트아줌마는 이미지가 좋고,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는 데다 안정적인 직업과 수입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5∼6월 알바몬과 알바천국 등의 구직사이트와 자체 구직페이지 ‘yakultlady’를 운영한 결과 한 달 평균 10만 건에 달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주부 구직자들 사이에서 ‘야쿠르트아줌마’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전국 야쿠르트아줌마 1만3000여명의 월 평균 수입은 170만원. 지원자의 희망 수입이 128만원 선인 점을 감안해도 ‘매력적’인 직업이다.

한국야쿠르트 채금묵 홍보팀장은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주부들이 자녀의 학비 마련 등 가정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직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의 실직이나 급여 삭감 등으로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떠맡게 된 주부들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업을 찾아 나서는 일이 늘고 있다. 패스트푸드, 대형마트, 백화점, 보험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있다.

주부 이모(40)씨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2년 전 매니저로 승진했다. 최씨는 “처음에는 젊은 친구들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40∼60대까지 다양하다”며 “(우리)아들과 딸 같은 고객이 오면 더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말했다.

이선주 맥도날드 인사팀 과장은 “전국 매장 아르바이트생 1만3000여명의 15% 정도가 주부 등 중·장년층”이라며 “주부들은 매우 성실해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주부들의 활약은 유통업체에도 두드러진다. 롯데마트는 2013년 7월 현재 전체 직원 1만973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65.3%다. 이들 여성 직원 중 92%는 주부 사원이다.

이마트도 캐셔 직원의 주부 비중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2009년 3%대였던 주부 사원이 2010년 6%, 지난해는 24%로 급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캐셔 직원 중 주부 비중이 올해는 30%대에 육박한다”며 “생활전선으로 뛰어드는 주부들이 많다는 점에서 회사 측도 이들을 적극 채용하는 쪽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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