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취업 사이트 한달 평균 10만건 접속 주부 김숙영(44)씨는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학원비라도 벌어보기 위해 ‘야쿠르트아줌마’가 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남편 월급으로 매달 80여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김씨가 취업전선에 뛰어든 이유다.
김씨는 “남편 월급은 나아진 게 없는데 물가와 학원비는 계속 올라 살림살이가 쪼들리고 있다”며 “야쿠르트아줌마는 이미지가 좋고,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는 데다 안정적인 직업과 수입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5∼6월 알바몬과 알바천국 등의 구직사이트와 자체 구직페이지 ‘yakultlady’를 운영한 결과 한 달 평균 10만 건에 달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주부 구직자들 사이에서 ‘야쿠르트아줌마’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전국 야쿠르트아줌마 1만3000여명의 월 평균 수입은 170만원. 지원자의 희망 수입이 128만원 선인 점을 감안해도 ‘매력적’인 직업이다.
한국야쿠르트 채금묵 홍보팀장은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주부들이 자녀의 학비 마련 등 가정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직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의 실직이나 급여 삭감 등으로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떠맡게 된 주부들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직업을 찾아 나서는 일이 늘고 있다. 패스트푸드, 대형마트, 백화점, 보험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있다.
주부 이모(40)씨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2년 전 매니저로 승진했다. 최씨는 “처음에는 젊은 친구들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40∼60대까지 다양하다”며 “(우리)아들과 딸 같은 고객이 오면 더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말했다.
이선주 맥도날드 인사팀 과장은 “전국 매장 아르바이트생 1만3000여명의 15% 정도가 주부 등 중·장년층”이라며 “주부들은 매우 성실해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주부들의 활약은 유통업체에도 두드러진다. 롯데마트는 2013년 7월 현재 전체 직원 1만973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65.3%다. 이들 여성 직원 중 92%는 주부 사원이다.
이마트도 캐셔 직원의 주부 비중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2009년 3%대였던 주부 사원이 2010년 6%, 지난해는 24%로 급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캐셔 직원 중 주부 비중이 올해는 30%대에 육박한다”며 “생활전선으로 뛰어드는 주부들이 많다는 점에서 회사 측도 이들을 적극 채용하는 쪽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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