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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판정패 정다운, 매너가 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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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8-01 20:57:01 수정 : 2012-08-01 20: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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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유도 동메달 결정전 판정패
관중 격려·상대선수 악수 외면
외국 취재진들 “승부에만 집착”
“한국 선수들은 올림픽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승부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

런던올림픽 유도 여자 63㎏급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외국 취재진이 한국 기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유도 여자 63㎏급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노스아레나. 정다운(23·양주시청)은 에만 제브리즈(프랑스)와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생애 처음 도전한 올림픽에서, 그것도 메달권에 근접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메달을 놓쳤다. 당연히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사려 깊은 태도가 아쉬웠다. 승부에서도 졌고 매너에서도 졌다. 심판 판정 직후 표정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다운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참을 매트 위에 서 있었다. 동메달을 딴 제브리즈가 정다운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지만 마지못해 손을 툭 쳤다. 관중석에서는 명승부를 펼친 정다운에게도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정다운은 관중들에게 아무런 인사도 없이 매트를 내려왔고, 연신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정다운의 태도에 제브리즈와 관중들은 다소 당황한 듯 보였다. 당연히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은 그에게 말조차 걸 수가 없었다.

이어 열린 남자 81㎏급 결승전. 이날 결승전에서 김재범에 패한 올레 비쇼프(독일)의 행동은 정다운과 대조를 이뤘다. 비쇼프는 자신의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경기가 끝난 뒤 비쇼프는 김재범을 향해 환한 미소를 보낸 뒤 뜨거운 포옹을 하며 승리를 축하해 줬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경기에서는 치열한 승부를 벌이지만, 끝난 뒤 상대를 격려하고 따뜻한 포옹을 나누는 것은 스포츠맨의 매너이자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다.

런던=정세영 스포츠월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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