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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의 와인이야기] '그랑 크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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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2-26 10:39:36 수정 : 2009-02-26 10: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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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좋은 포도밭·마을 의미 최상급 뜻해
보르도와인은 '그랑 크뤼 클라세'로 표시
프랑스 와인, 특히 보르도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의 레이블에서는 ‘Grand Cru Classe(그랑 크뤼 클라세)’, ‘Grand Cru(그랑 크뤼)’ 등의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단어들이 와인의 품질과 관련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조금 복잡하고 딱딱한 얘기 같지만 ‘그랑 크뤼’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는 것도 프랑스 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랑 크뤼’는 일반적으로 품질이 좋은 단일 포도밭이나 마을을 의미한다. 보르도 와인이나 부르고뉴 와인에 사용되는 ‘그랑 크뤼’도 품질 좋은 와인과 관련 있는 것은 맞지만 두 지역은 특히 각기 다른 등급 제도 안에서의 품질을 의미한다.

부르고뉴의 경우 ‘그랑 크뤼’는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원산지 명칭 통제), 즉 국가가 감독·관리하는 원산지 명칭 관리 체계 하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뜻한다. 최고급 와인이 나오는 단일 포도밭에 ‘그랑 크뤼 AC’라는 원산지 명칭을 부여하고 레이블에는 ‘포도밭 명+그랑 크뤼 Appellation Controlee’라고 표시된다.(예를 들어, 부르고뉴의 최고급 레드 와인에 속하는 로마네 콩티는 Romanee-Conti Grand Cru Appellation Controlee, 샹베르탱은 Le Chambertin Grand Cru Appellation Controlee라고 표시된다.)

이런 ‘그랑 크뤼’급 포도원은 부르고뉴 전체 와인 생산량에 1.5%를 차지하고 총 100개의 A.O.C 중 33개가 있는데 포도밭의 토양, 경사 정도, 방향 등의 입지조건이 최상의 부르고뉴 와인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곳으로 오랜 세월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반해 보르도의 경우는 ‘그랑 크뤼’ 뒤에 반드시 클라세라는 말이 붙는데 국가가 감독·관리하는 A.O.C 와인 등급체계가 아닌 보르도 내의 메독이나 그라브, 소테른, 생테밀리옹 등과 같은 세부 지역들이 각기 자체적으로 정한 품질 등급이다.

흔히들 보르도의 일등급 와인(PREMIERS CRUS Classe, 프르미에 크뤼 클라세)으로 알고 있는 5개의 유명한 샤토 와인들, 즉 ▲샤토 오브리옹 ▲샤토 라피트 로쉴드(Pauillac) ▲샤토 라투르 ▲샤토 마고 ▲샤토 무통 로쉴드는 사실 메독 지역 그랑 크뤼 클라세의 일등급 와인이다.

보르도의 그랑 크뤼 클라세 중 가장 유명한 메독은 1855년 만국박람회 때 나폴레옹 3세의 명에 의해 소테른과 함께 가장 먼저 등급 분류를 하게 되었고 그 안에 5개의 세부 등급이 있는데, 대개 일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와인들은 레이블에 그 세부 등급은 표시하지 않고 그냥 그랑 크뤼 클라세로 표시된다. 3개의 세부 등급이 있는 소테른의 등급 분류에는 오로지 스위트 화이트 와인들만이 포함된다.

레드 와인이 훨씬 우세한 보르도에서 유일하게 스위트가 아닌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그랑 크뤼 클라세 타이틀을 갖고 있는 지역이 바로 그라브이다. 샤토 오브리옹의 경우 원래 그라브 지역 와인이나 1855년 메독의 등급 분류에 속하게 되어 메독과 그라브 양쪽 지역 등급에 다 등장한다. 
이인순 WSET 대표강사.


생테밀리옹 지역은 클라세 안에 모두 3개의 세부 등급이 있고 10년에 한 번씩 심사를 거쳐 재분 류 작업이 이루어진다. 와인을 고를 때 그랑 크뤼라는 단어만 등장하는 부르고뉴와 달리 보르도의 그랑 크뤼 클라세 와인들은 레이블의 마지막에 반드시 클라세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점을 기억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WSET 대표강사 이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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