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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김정욱 "군대가 나를 바꿨다"

입력 : 2008-08-07 11:27:11 수정 : 2008-08-07 11: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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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예능 프로의 끼(?)가 있을 줄은…"

 

[세계닷컴] 탤런트 김정욱(28)은 벌써 데뷔 12년째다. 90년대 청소년 드라마 '나'와 '학교' 등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로 여학생들의 우상으로 자리 잡았던 그다.

그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장 다니듯이 연기생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예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화려함과 ‘직장’이라는 평범한 이미지의 매치가 어색해서였을까. ‘꿈이 소박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욕심이 많은 것"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직장처럼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오랫동안 연기자 생활을 하고 싶은데, 그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하고 반문한다.

김정욱은 하이틴 스타로 떠오른 배우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다양한 이미지 변화를 갖고 있다. 묵묵하고 멋있는 선배(드라마 ‘나’ 황선빈) 역이나 거만하고 싸가지 없는 반장(드라마 ‘학교’ 권혁수) 역, 순박한 농촌 총각(‘환상의 커플’ 덕구)과 얄밉고 철없는 신문사 기자(‘스포트라이트’ 서우현) 역 그리고 성공을 위해 애인을 버리고 부잣집 여성과 결혼하는 역(‘내 곁에 있어’ 이윤섭)까지 다양한 캐릭터에 녹아들며 꾸준한 행보를 잇고 있다.

“얼마 전까지 기자로의 삶을 살았는데, 그때 기자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친근한 느낌이라고 할까. 연예인 루머 기사를 보면 ‘왜 이런 걸 쓸까’하고 궁금했는데, 막상 직업이 돼 보니까 추측성이지만 남들보다 빨리 쓰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배우는 이런게 좋은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첫인상은 다소 차가워보이는 외모다. 그러나 말투는 털털하고 한편으로는 소박하게까지 느껴진다. 최근 3사 방송국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종횡무진 바쁜 스케쥴을 소화해 낸 그는  차기작을 준비하며 KBS '미녀들의 수다', 올리브채널의 '키스더데이트' 등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동안 숨겨온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데뷔 때는 여학생들 팬이 많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재수 없다’, ‘싸가지 없다’면서 욕 많이 먹었어요.(웃음) 차가워 보이는 인상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았고, 성격이 예민하고 내성적이기도 했죠."
 
특히 어렸을 때는 스텝들이 너무 '어린 애' 취급을 하고 무시한 경험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았단다. "저보다 한 두살 많은데도 반말하고, 일에 있어서 정당하게 내 의견을 얘기하면 우습게 생각하더라고요. 저는 나이가 어린 스텝에게조차 쉽게 말을 놓지 않는 스타일인데…. 그래서 일부러 잘 웃지도 않고 매우 딱딱하게 대하곤 했어요. 지금은 뭐, 나이도 있고 경력도 어느 정도 있으니까 그런 스트레스는 전혀 없죠.”

언젠가부터 그는 자연스럽게 성격이 부드러워졌다. 5년 전의 그와 지금의 그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요즘에는 사람들에게 ‘편하고 재밌다’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

“보통 ‘군대 다녀와야 사람된다’ 하잖아요. 제가 딱 그 케이스예요.(웃음) 군대에서 인내심을 많이 배웠어요.”

김정욱은 그 힘들다는 전투경찰 출신이다. 그가 군 생활 할 때는 선제공격을 하지 못했던 시절이라 쇠파이프로 맞고 욕을 듣는 것은 일상이었다고. 가장 힘이 들었을 때는 화가 난 시민들이 전경들에게 부모님 욕을 할 때였다. 거기에 불끈해 자칫 잘못 대응을 하면 일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욕설을 듣고 꾹 참아야 했다. 

"그때 참고 인내하다보니 웬만해선 화가 나지 않아요. 힘들기만 했던 것들이 나중에는 큰 약(藥)이 되는 일도 있네요."

하지만 지난 2003년 부안 사건 때 진압을 하던 김정욱은 다리에 부상을 입어 아직도 잘 뛰지 못한다. 옆에 있던 그의 고참은 죽창에 눈 찔리는 사고를 당했다. 가스통을 들고 온 주민 앞에서는 식은 땀이 나기도 했다.

“전경들은 정말 여러 가지로 많이 다쳐요. 진압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가지 아이러니 한 것은 전경과 대치하던 어린 친구들은 대학가서 자신이 전경이 될 수 있는 일이잖아요. 참으로 묘한 대치인 것 같아요.”

김정욱은 이종격투기 선수 최홍만과 같이 살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종종 언론에 회자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대중들이 전혀 상상도 못했던 최홍만의 재미있는 면모들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집에 헬스기기가 아주 많아요. 태닝기까지 있는 걸요. 물론 제 물건들은 아니죠. 홍만이는 운동도 많이 하는데 생각보다 밥을 적게 먹어요. 보통 사람들이 먹는 딱 한 공기밖에 안 먹어요. 그리고 계속 보니까 그런지 별로 안커보여요. 아주 깜찍한 친구예요.”

뿐만이 아니다. 최홍만은 곰 인형 좋아해 큰 곰 인형을 6개나 가지고 있으며,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나고 매우 여성스러운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최근에 알려진 사실이다. 오히려 김정욱은 최홍만에게 예쁘게 집 꾸미는 법을 배울 정도라고.

"얼마 전 친구네 집을 간 일이 있었는데 거실에는 63인지 서라운드로 된 TV가 있었고, 침실에는 벽걸이 TV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집에 돌아와서 내 방의 TV를 보니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골드스타’(Gold Star)인 거예요.(웃음) 요즘 남자들은 인터리어에 어쩜 그리 다들 관심이 많은지, 나도 이젠 좀 꾸미고 살아야겠다 싶어요."

어느 새부터 김정욱은 즐거운 캐릭터가 좋아졌다. 데뷔 초기 때에는 진지하고 멋있는 배역을 꿈꿨지만 이제는 단순히 폼 잡는 배역이 아닌 진솔한 인간의 면모를 그리고 싶어졌다.

“‘아이 엠 샘’의 숀펜이 맡은 아버지 역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지체 장애가 있지만 마음이 따뜻한. 숀펜은 제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한데 그는 연기할 때 영혼이 바뀌죠. 악한 역을 맡았을 때와 ‘아이 엠 샘’에 나오는 모습은 전혀 다른 사람이에요. 빙의가 걸린 듯 하죠. 우리나라에서는 설경구 선배님이 그렇구요.”

김정욱은 남들 다 한번쯤 해본 ‘잠수타기’도 해본 일이 없다. 가만히 있는 걸 못하는 성격 덕분이다. 핸드폰을 꺼놓은 적도 없었느냐는 질문에 “답답해서 내가 켜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 정도면 '바른생활맨'이다.

"요즘 주위 분들이 '너에게도 이런 예능 프로의 끼가 있는 줄 몰랐다'고 해요.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며 연기자로서의도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 사진 황재원 기자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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