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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家 사람들] 마끼아또 바리톤 김진추, “3바리스타와 함께 신나는 음악 여행을 떠나요”

입력 : 2012-06-05 09:02:23 수정 : 2012-06-05 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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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리톤 클래식 쇼 “3BARISTARS” 무대서는 바리톤 김진추

강동아트센터에서 만난 바리톤 김진추

흔히,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에 위치한 중후한 목소리를 바리톤 음성이라고 부른다. 매력적인 남성 목소리로만 알고 있는 바리톤에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맑은 미성의 바리톤, 기품있고 신사적인 바리톤, 단단하고 진한 남성적 바리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가지 바리톤을 커피 맛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카푸치노, 마끼아토, 에스프레소가 연이어 떠오른다.

3바리스타의 퓨전 클래식을 맛볼 수 있는 바리톤 클래식 쇼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카푸치노 커피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음성을 지닌 바리톤 송기창, 마끼아토 커피처럼 깊고 달콤한 음성을 가지고 있는 바리톤 김진추, 에스프레소 커피처럼 힘 있고 영웅적인 음성을 지닌 바리톤 오승용이 한데 뭉쳤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을 얹은 마끼아토 커피를 리얼하게 맛보기 위해 바리톤 김진추를 만났다.

♦ 다양한 맛의 음악을 맛볼 수 있는 3바리스타즈의 바리톤 클래식 쇼

오는 16일 오전 11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3바리스타즈의 바리톤 클래식 쇼’는 콘서트와 극을 결합한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공연이다. 강동아트센터(관장 이창기)에서 5월부터 시작된 ‘렉쳐콘서트’시리즈 두 번째 무대이다.

‘3바리스타즈의 애프터 스쿨’은 총 7교시로 진행된다. 담임 선생님 역할은 아나운서 신동윤이 맡았다. 성악전공 3명, 피아노 전공 1명 이렇게 총 네 명의 멋진 남자 교생 선생님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음악장르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쓰리 바리톤 콘서트’는 2010년 강남문화재단의 도움으로 결성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런칭했어요. 좀 더 친근한 이름으로 관객과 다가가기 위해 현재의 ‘바리스타즈’로 이름을 바꿨죠. 마치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바리스타의 손길처럼  3가지 커피 맛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이번 콘서트는 가곡으로 시작해서 오페라를 거쳐 청중들과 함께하는 노래로 끝이 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성인관객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3바리스타즈의 애프터 스쿨’출연진.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제갈소망, 바리톤 김진추, 송기창, 오승용

“한국가곡으로 관객의 귀를 먼저 열어줄 겁니다. 그 뒤 피아노 선율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2교시가 이어져요. 피아니스트 제갈소망이 드뷔스의 ‘달빛’을 들려주거든요. 3교시 반응이 좋을 듯 한데요. 본격적으로 의상까지 갖춰 입고 오페라 ‘마술피리’ ‘카르멘’ ‘사랑의 묘약’ 주요 아리아를 들려줍니다. 뮤지컬과 아트송 타임도 유익한 시간이 될 거에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어느 박람회에서 생긴 일’ 등의 친숙한 넘버를 마이크의 도움 없이 들으면 어떠한지를 경험하게 되니까요. 이어 피아노로 듣는 영화음악 ‘시네마 천국’ 메들리도 만나볼 수 있어요. 마지막엔 바리톤의 하모니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중창에 이어 윤홍진씨의 시에 김민경씨가 곡을 붙인 ‘감사하기 좋은 날’을 함께 부르는 시간이 마련됩니다.”

김씨는 이번 콘서트가 “감사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음악을 전하고 싶어요.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데, ‘감사’를 선택한 오늘은 일생 최고의 날인 것처럼 말이죠. ‘아름다운재단의 개미스폰서와 함께 모금을 통해 작곡된 악보를 복사에서 나눠줄 겁니다. ”

깊이 있으면서도 달콤한 음성을 지닌 김씨가 이번 콘서트에서 들려줄 곡은 임긍수의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약장수 아리아, 코플란 곡의 ‘나는 고양이 한 마리를 샀어’등이다. 김씨는 학생들을 위한 공연을 하던 중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인상 깊었던 일화는 고양 아람누리에서 공연을 올렸을 때에요. 초등학생 관객이 대부분이었는데, TV에서만 성악가를 보다가 실제로 눈 앞에서 입체적 사운드를 귀로 들은 학생들이 ‘우와 우와’라는 감탄사를 실시간으로 내 뱉으며 놀랬던 일이에요. 클래식컬한 아름다움에 눈을 뜬 관객들이 감동을 받는 게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

바리톤 김진추가 인터뷰 중 활짝 웃고 있다.

♦ 지성의 날개를 단 바리톤 김진추

한양대학교 성악가를 수석으로 졸업한 김진추는 독일 가곡(리트)형 가수의 꿈을 안고 독일행을 택했다. 하지만 스승인 바리톤 고성현씨의 반대에 부딪쳤다. 무조건 이태리로 가라는 거였다.

“ ‘누군가 날 벼랑으로 몰고 간다는 느낌이었는데, 떨어지고 보니 자신에게 날개가 있었다는 말’이 있죠. 제가 딱 그런 기분이었어요. 처음엔 선생님의 권유로 오페라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제 안에 잠재돼 있는 캐릭터를 알게 된 거 같아요. “

그는 오페라 가수가 소리만 좋다거나, 연기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저는 보컬리스트, 혹은 연기파 어느 것도 아니에요. 온 몸으로 노래하는 육체파가 되고 싶내요.(웃음) 오페라 가수는 소리와 연기 둘 다 잘 해야하죠. 그렇다고 욕심이 넘쳐 튀는 게 아닌 연출자의 의도 안에서 소리로 연기를 해야 하는 거죠. 무엇보다 팀웍이 중요한 게 오페라이니 말이죠. ”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오페라에서 대부분 ‘베이스’ 음역대로 출연한 걸 알 수 있다. 오페라 ‘토스카’ ‘아이다’ ‘보체크’ ‘맥베드’ ‘돈 조반니’등에서 활약했다. 최근엔 국립오페라단 ‘라보엠’에서 로돌포의 친구 쇼나르 역을 맡았다.

“‘3베이스’로 잠시 활동하기도 했는데, 제 악기(몸)는 바리톤이라는 걸 느끼고 바리톤으로 전향했어요. 왕, 할아버지, 나쁜 놈이 대부분인 무거운 베이스 역에서 아버지역이나 주인공의 친구 혹은 오빠 역이 많은 바리톤 캐릭터들이 제게 더 잘 맞았습니다.”

한결 더 여유로워진 남성적 매력을 풍기는 김진추는 오는 7일에 열리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작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갈라’에 출연한다. 이후 오는 10월 고양아람누리 무대에 오르는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피가로’역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진추의 나이는 바리톤의 최전성기인 41세. “필요 없는 힘을 다 빼고 나니 젊은 시절보다 더 편해진 기분입니다. 제 몸에 잘 맞는 편한 옷을 입은 기분이에요. 끝까지 완주하는 성악가, 음악적 라인이 잘 흐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이런 게 바로 전천후 성악가 아닐까요.”

공연칼럼니스트 정다훈(ekgns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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