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유노숙의 세상 이야기] 드디어 진짜 할머니가 되다!

입력 : 2011-08-05 09:43:49 수정 : 2011-08-05 09:43: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 본다. 그동안 진득 거리는 장마에 개였다 흐렸다 하는 여름 날씨가 계속 되었고 또 지금도 언제 비가 올지 모를 일이다. 동생의 입원에 이어 퇴원 . 본인이 겪지 않더라도 이런 저런 주위 사람 들이 겪는 수많은 일들이 기쁨과 슬픔 분노 그리고 용서 하지 못하는 골이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 사람 하며 지난 몇주 정말 이런 저런 일들이 내 주위에 있었다.

여자 팔자란 그저 남편 잘 만나면 만사 오케이다. 좋은 남편 좋은 아내 서로 이해 하고 화합 하고 상대를 너그럽게 보아 주는 마음 이 행복한 부부 생활을 가져 오건만 그게 그리 쉬운일이 아닌가 보다.

서두가 길어 졌다. 아들은 결혼 한지가 오래 되었다.결혼 하고 미국 가서 공부 하고 며느리는 유치원 선생을 하고 몇년 살다가 두사람 모두 청평에 있는 국제 학교가 있는 곳으로 돌아 왔다. 서울 에서 멀리 떨어진 가평군에 속하는 설악면 속에 국제적인 조그만 도시가 존재 한다.

셔틀이 빙빙 돌고 그리고 여기서 저기를 가기 위해 셔틀차를 타면 노란 머리 검은 머리 미국인 유럽인 . 일본인 동남아시아인. 그야말로 신기 하기 이를데 없는 만국 통일촌을 이룬 곳이다.그리고 아름다운 호수 마을이다.

나는 가끔 청평 기도원에 오는데 영등포를 떠나 청평에 오면 다시 미국에 돌아온 기분이 들때도 있다.오염에 찌들은 지친 서울 사람 들이 잠시 청평 오면 맑은 공기에 산속에서 흐르는 물소리에 취해 보면 만사 시름이 날아 간다고 볼 수있을 만큼 나는 청평에 대한 찬사를 아끼고 싶지 않다.

7년만에 얻은 첫 손녀딸에 대한 감회를 쓰려고 컴 앞에 앉았는데 그 손녀딸 마저도 아름다운 청평에서 태어났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내가 취할 수 없는 너무도 성스러운 생명이기에 3세의 생명을 허락해주신 분께 감사 드리고 또 감사드린다.

지상에 사는 동안 우리 가족 에게 하늘이 맡겨주신 아이 이니 신의 기대에 어긋 나지 않게 잘 돌보고 잘 키워서 다시 하늘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빌고 또 빌어 본다.

내가 자식을 낳았을때 하고 기분이 많이 다르다. 내가 아들을 낳았을땐 말 안통하는 미국에서 곁에는 남편만 있었고 미역국 끓여줄 친정 부모도 없었다.산후 우울증은 길었고 회복도 늦었다. 그래도 서른 셋의 늦은 나이에 자식을 낳았다는 기쁨에 애를 안고 있으면 행복 하긴 했었다.

며느리는 8월 3일이 예정이어서  출산 수련에 즐어 갔다. 청평은 임신부들에 대한 특별한 스케줄이 있나 보다.

출산에 대한 이런 저런 지식을 쌓고 정성 들이고 있다가 산통이 오면 즉시 청심 국제병원 산부인과 병동으로 직행하고 입원을 한다고 한다. 시설이 국제적이니 그야말로 안전하기 이를데없다. 산부인과 로서는 정말 최고의 병원이다. 7월 마지막 일요일 교회에 같다가 집에 돌아 가는데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며느리가 진통이 시작 됐다고 하며 병원에 들어 왔다고 한다. 진통이 어느정도냐고 묻기도 전에 나는 집에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청평으로 달렸다.세상에 나오는  3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가슴이 두근 거린다. 할머니가 되는 사람 들은 나처럼 다 그럴까? 아마 그렇겠지. 남편은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하니 같이 못 오고 집에서 연신 문자를 보내 온다.

대여섯 시간 미미한 진통인것 같고 그후의 대여섯 시간은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 초산이라 그렇다고 생각 된다. 출산이 가까워 오자 사돈댁 식구들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들어 온다. 춘천 가서 볼일 보고 다시 서울 면목동 집에 가서 며느리의 남동생 한사람  여동생 두사람을 다 데리고 오신 것이다.

애기는 7월 마지막 날을 넘어 8월 1일 새벽 1시59분에 나와 같은 띠동갑으로 토끼띠로 태어났다. 집안에  큰 축복이 내려지니 이런일을 경사라고 한다. 힘들었지만 자연 분만으로 태어났으니 산모도 애기도 건강 하다. 분만실 밖에서 애기의 탄생을 기다리던 우리 모두의 눈동자가 반짝 반짝 환희에 빛난다.

희야~ 드디어 외삼촌이 되었네. 이모가 되었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친 할머니이 모두가 지켜 보는 가운데 아마 보이지 않는 선한 양쪽 집안 조상님들이 축복 하고 도와 주심을 감사하고 평생 동안 행복 하고 기쁜일들이 넘쳐나는 인생이 되기를 축복 하며 세계 각지에서 제글을 애독 하시는 많은 친구들에게 이지면을 통해 보고를 드린다. 누구나 생명은 귀하다. 어느집 순자나 손녀나 모두 귀 하고 생명을 잉태 하여 하늘의 뜻을 받들어 자기 목숨을 걸고 아이를 출산 하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 하며 어머니 라는 그 이름은 어디다 비길수 없다.

그러니 아기를 출산해 보지 못한 여인은 아이를 잉태 하고 출산 하는 고통을 경험 하지 못하니 참으로 안타 깝고 여자로 태어나서 자기가 낳은 아이에게 어머니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여자는 참으로 불쌍하다.아이를 생산 하지 못하는 여자들 에겐 이런 나의 말이 상처가 되겠으나 사실은 사실이니 사실대로 말한다.

그래서 어머니는 위대하다 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 보다도 어머니를 더 중요 하게 생각 한다는 말을 하면 아버지 들이 서운할라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식을 낳기 위해 생명을 거는것은 어머니이니 어쩌랴! 뼈가 다 벌어지고 마디마디 부러지는 아픔을 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사람 들이 어찌 알까? 

아무튼 나는 다른집 아이들이 또는 조카 손주들 에게 할머니 라고 불리워 진지 오래이나 이젠 진짜 내 며느리가 아이를 낳았으니 진짜 친할머니가 되었다. 예쁜 손녀딸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다.평생 사랑해 주고 필요 하면 내 생명도 줄 수 는 이런 기쁜 흥분된 마음은 무엇이지 모르겠다. 제일 먼저 며느리에게 고맙고 아들에게 고맙고 그리고 긴 산통을 같이 지켜주신 사돈댁 가족들 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유노숙 yns5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