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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문화 FOCUS] 경기북부 역사문화거점 전곡선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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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7-21 13:23:08 수정 : 2011-07-21 13: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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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곡선사박물관 배기동 관장
경기 북부 전곡 한탄강변에 가면 ‘S라인’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지난 4월 25일 개관한 전곡선사박물관이다. 1978년 고고학을 전공한 그렉 보웬이란 미군병사에 의해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세계 구석기 지도를 바꾼 곳에 지어진 초현대식 박물관이다.

‘S라인’ 박물관은 외형이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미끈하게 휘었기 때문에 필자가 붙여 본 이름이다. 박물관은 7만2,599㎡ 부지 위에 건축면적 5,000㎡, 지하 1층 ·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 길이는 101m, 폭 40m, 최고 높이 6.4m의 제원. 500억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문화공간이다. 2층 상설전시실엔 인류의 진화과정이 고스란히 복원 돼 전시 중이다. 700만년 전 사헬란트로푸수차덴시스(투마이)부터 1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만달인)까지 14개체의 실물 모형을 볼 수 있다. 그렉 보웬이 발견한 30만 년 전 주먹도끼 실물이 전시돼 있음은 물론이다.
      
지하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기념특별전으로 'Origin of Music'전이 9월말까지 전시된다. 음악고고학이란 생소한 영역을 다룬 참신한 기획전이다. 소리의 발달과 인류의 진화와 상관성이 있다는 주제를 담았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외형에 걸맞게 경기 북부지역의 역사문화거점과 관광활성화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지난 3월 ‘경기북부 관광활성화 전략회의’를 이곳에서 개최함으로써 박물관이 갖는 관광상품으로써의 상징성을 부각시켰다.

또한 배기동 관장은 지난 7월 1일 박물관에서 열린 경기도박물관장의 날에서 "전곡선사박물관을 경기 북부 역사문화의 요람으로 만들겠다. 교육체험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 만큼 서울은 물론 전국의 어린 학생들 유치와 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기 북부지역은 대표적인 문화소외지역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살아왔다. 특히 전곡 지역 토착민이라고 해봤자 길어야 삼대가 고작이다. 해방 이후 38선 이북지역이라 한국전쟁 후에도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인민군이었다가 비전향 한 채로 눌러 산 사람도 있다는 증언도 있다.

이를 종합하면 그동안 고장을 발전시킬 애향심 가진 이들이 적었고 지역적인 낙후성으로 인해 투자 매력이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민선 군수와 군민들의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고 구석기 유적을 발굴하던 외지인의 노력이 더해져 오늘에 이르렀다.

당시 유적 발굴 때 서울대생으로 밀짚모자를 쓰고 허드렛일을 했던 이가 바로 배 관장이다. 그는 이후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돼 유적 발굴을 이끌었고 1993년부터는 지인들과 사비를 털어 전곡리선사축제와 설치미술제 등을 열면서 구석기유적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당시 애썼던 단체가 동아시아고고학연구소와 전곡포럼 등이다.

◇ 유성호(문화평론가)
이런 성과들이 축적되면서 가능성이 엿보이자 경기도에서 큰 결단을 내려 탄생한 것이 전곡선사박물관이다. 박물관이 지어지자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아슐리안회’라는 후원조직을 만들었다. 앞으로 이들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은 ‘문화’는 민간의 자발적인 동력에 의해 발전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전곡선사박물관이 갖는 큰 장점은 서울에서의 접근성이다. 지하철 1호선 전철을 타고 동두천역에서 통근열차를 갈아타고 12분 만에 한탄강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동대문역에서 한탄강역까진 총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창동역에선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박물관에는 선사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드넓은 야외 체험현장과 냉난방 시설이 갖춰진 원시움집 안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야외에는 인공 개울을 만들어 늘 물이 흐르게 했고 인근에는 연천군에서 지은 춤추는 분수공원이 있어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민관의 지혜를 통해 경기북부 관광활성화 중심과 역사문화 거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지 기대된다. 

문화평론가 유성호(shy19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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